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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상국립대 곽우석 교수, 바닷물 속 DNA로 추적해 보니…진해만 청어, 바닥 수온 10℃ 돼야 산란장 든다

2026-10-06 16:25 | 입력 : 브레인기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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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상국립대 곽우석 교수, 세 번의 겨울 동안 진해만 11개 지점에서 바닷물 시료 300개 분석


경상국립대는 해양생물교육연구센터 곽우석 교수가 바닷물에 남은 유전물질인 환경DNA(eDNA, environmental DNA)만으로 진해만 청어의 산란 회유(알을 낳기 위한 이동)를 세 번의 겨울에 걸쳐 추적해, 청어가 바닥 수온이 10℃ 가까이 내려간 뒤에야 산란장에 들어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. 물고기는 한 마리도 잡지 않았다. 곽 교수는 겨울 수온이 계속 오르면 이 산란장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.

진해만은 곽 교수 연구팀이 잠수 조사로 청어 산란장임을 확인해 2017년 학계에 보고한 곳이다. 곽 교수에 따르면 북서태평양의 주요 청어 산란장 가운데 가장 남쪽에 있다. 청어(학명 Clupea pallasii)는 플랑크톤을 먹고 자라 더 큰 물고기와 바닷새, 해양 포유류의 먹이가 되는 '바다 먹이사슬의 허리'다. 진해만 일대에서는 산란기에 해마다 약 1,000~2,000톤이 잡혀 지역 어업을 떠받친다. 곽 교수는 청어가 언제, 무엇을 신호로 이곳에 들어오는지 밝히고자 이번 연구에 나섰다.

이번에는 잠수 조사 대신 바닷물을 떠서 분석했다. 2019년 1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세 번의 겨울 동안 진해만 11개 지점에서 매달 바닷물을 떠 모두 300개 시료를 분석했다. 물고기가 물속에 남긴 DNA의 양을 재면 그 자리에 청어가 있었는지, 얼마나 몰려 있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. 그물이나 잠수 조사와 달리 물고기와 산란장을 건드리지 않는 방법이다.

분석 결과, 세 해 모두 11월에는 청어 DNA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, 바닥 수온이 10℃ 가까이 내려간 뒤에야 나타났다. 처음 검출된 때의 바닥 수온은 평균 9.8℃였다. 2021년 12월에는 한 산란장의 바닥 수온이 14.2℃에서 10.1℃로 떨어지자, 그때까지 검출되지 않던 청어 DNA가 바닷물 1mL당 2,400만 개 이상으로 급증했다.

청어가 들어오는 시기는 해에 따라 12월 말에서 1월 말까지 약 한 달 차이가 났다. 곽 교수는 청어가 달력이 아니라 수온에 맞춰 움직인다는 뜻으로 해석했다. 반면 떠나는 시기는 수온과 관계가 없었다. 청어는 산란을 마치면 대체로 곧 만을 빠져나갔고, 진해만에 머문 기간은 6~11주에 그쳤다.

청어 DNA는 수심이 얕고 해조류가 무성한 연안 두 곳에 집중됐다. 두 곳의 농도는 다른 지점의 약 55배였고, 세 해 내내 같은 자리였다. 연구팀이 앞서 잠수 조사로 찾아낸 산란장과도 일치했다.

어획 통계와 견준 결과도 나왔다. 2021년 12월 바닷물 속 DNA는 청어 어획량이 정점에 이르기 약 2주 전에 청어의 대량 유입을 먼저 포착했다. 경남 연안의 청어 어획은 11월부터 시작되지만, 산란장에서 청어 DNA가 검출되는 것은 12월~1월이다. 어획 통계만으로는 청어가 산란장에 들어온 시기를 알 수 없다는 점도 확인된 셈이다.

이번 결과는 겨울철 바닥 수온과 바닷물 속 청어 DNA를 함께 관측해 산란장의 변화를 살피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.

연구 결과는 'Multi-year quantitative eDNA monitoring reveals temperature-driven spawning migration phenology of Pacific herring (Clupea pallasii) in a temperate coastal embayment'(단독 저자 곽우석 교수)라는 제목으로 9월 30일 엘스비어(Elsevier)가 발행하는 해양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《Regional Studies in Marine Science》(IF 2.7, JCR 해양·담수생물학 분야 상위 23%, 2025 JCR 기준)에 게재가 확정됐다.

곽우석 교수는 청어가 수온에 맞춰 들어와 6~11주만 머문다는 결과에 대해 "청어가 산란 시기를 늦추거나 당겨 수온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폭이 넓지 않다는 뜻"이라며 "청어 알은 찬물에서 잘 부화하기 때문에, 진해만의 겨울 수온이 계속 오르면 해조류 숲이 그대로 남아 있어도 청어 산란장은 사라질 수 있다"고 말했다. 이어 "청어 산란장을 잃는 것은 물고기 한 종의 문제가 아니라 청어에 기대어 사는 생물과 어업 전체의 문제"라고 강조했다.

곽 교수는 "겨울 바닥 수온이 10℃ 부근까지 내려가는 시기가 해마다 늦어지는지, 청어 DNA 신호가 약해지는지를 지켜보면 산란장이 위태로워지는 징후를 미리 알 수 있다"며 "필요한 것은 수온계와 바닷물 한 통"이라고 설명했다. 또 "청어가 어디에 알을 낳는지 알면 그 해조류 숲을 먼저 지킬 수 있다"고 덧붙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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